필리핀의 공공사업·고속도로부 산하 홍수 방지 사업에서 대규모 예산 부패가 드러나면서 현지 사회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기자 생활을 하며 여러 차례 필리핀의 인프라 문제를 다뤘지만, 정부부터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는 모습은 오랜만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최근 필리핀의 기후 이슈와 경제 동향에 관심이 많으실 텐데, 이번 사안을 꼭 한번 짚어드리고 싶었습니다. 복잡한 수치와 배경, 핵심 쟁점까지 꼼꼼하게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정부 발표로 드러난 충격적 부패 규모
2025년 9월 2일, 필리핀 상원 청문회에서 랠프 렉토 재무부 장관이 폭로한 내용을 들었을 때 솔직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시행된 홍수 방지 사업 예산 중 최소 423억 페소, 최대 1185억 페소가 부패로 사라졌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한화로 환산하자면 약 1조 300억 원에서 2조 8천 8백억 원에 달합니다. 현장에서 나온 증언에 따르면, 전체 예산의 25%에서 70%까지가 유령 사업과 품질 미달, 허위 집행 등으로 낭비되었습니다. 저도 예전 취재에서 특정 지방 도시에 들어선 저수지나 배수로가 실제로는 거의 방치된 사례를 여러 차례 목격했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결코 과장된 폭로가 아니라는 점을 실감합니다.
실제로 사용된 예산과 지역 주민 피해는?
필리핀은 매년 수차례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 피해를 겪고 있죠. 수도 마닐라 일대는 물론이고, 지방 소도시 주민들도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만약 이번에 문제 된 예산이 제대로 집행만 되었어도, 최소한 기반 시설 개선과 일부 지역의 재해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유령 공사, 각종 허위 준공 서류 등으로 인해 실제 땅 위에 남은 것은 거의 없습니다. 현지 지자체를 꾸준히 취재해 온 입장에서, 가끔 설계서와 달리 배수로 뚜껑이 덮이지 않거나 콘크리트 균열이 방치된 공사를 직접 본 기억이 새롭습니다. 정부의 엄중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마르코스 대통령, 직접 현장 점검 나서다
필리핀 정부가 이번 부패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도 현장을 직접 찾았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지방 홍수 방지 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실제로는 거의 실행되지 않았거나 아예 착수도 하지 않은 사업 실태를 확인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대통령실은 독립위원회를 구성해 관련 실태를 파헤치고, 위법이 확인될 경우 형사 고발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현장 취재에서 공사현장 측 인사들이 정보 노출을 극도로 꺼렸던 장면과, 이번처럼 정권 차원에서 투명성 확보를 외친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그만큼 필리핀 국민의 신뢰 회복과 예산 낭비 방지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경제 성장률에도 치명적 영향…예산 집행의 중요성
이번 부패 사건이 경제 전반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부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입니다. 렉토 장관은 공식적으로 “만약 홍수 방지 예산이 제대로 투입됐다면 2023년과 2024년 경제 성장률을 각각 6%까지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죠. 실제로 필리핀은 매년 5%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인프라 개선이 뒤따르지 못하면서 지역 격차와 사회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저는 예산이 제 역할을 못해서 남다른 손실이 발생하고, 궁극적으로 시민들의 삶에 악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고리를 이번 사안에서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책임 있는 예산 집행,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